진짜 오랜만에 쓰는구나, 종종 확인을 했었는데 내 블로그에서 꾸준히 유입되는 포스팅이 맥도날드 알바 후기였다. (뭐 원래 맥도날드 알바 후기 포스팅으로 거의 도배되어 있지만) 처음 들어오는 분들도 계실테니 나에 대해 살짝 설명을 해보자면 나는 일단 맥도날드에서 알바를 한 지 어느 덧 15년이 되었다. 정확한 숫자를 세어보지는 않았는데 대충 15년 정도 되는 것 같다. (더 될 수도 있고) 나는 알바만 했다. 고등학생 때 부터 시작했고 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아주 솔직히 말해서 업무 습득력이 굉장히 빨랐다. 여기서 자부하는 것 자체가 웃기지만 나는 웬만한 매니저나 다른 크루들을 데리고 와도 카운터라든지, 그릴이라든지, 라비 청소라든지 그 어떠한 것도 내가 훨씬 잘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참 바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국 팬데믹이 되는 상황 속에서도 맥도날드는 희한하게 훨씬 더 바빠졌다. 자영업자들은 죽는다고 했지만 맥도날드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동안 계속해서 알바를 하면서 나만 느낀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 매니저들, 점장님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 뭐 이거는 매장마다 다르긴 한데 잘 되는 맥도날드는 진짜 미칠 듯이 바쁘다는 게 사실이다.
정부가 취식 가능 시간을 9시까지 처음 걸었을 때. 사실 한편으로는 좋았었다. 모두들 같은 마음으로. 내가 일하는 매장은 믿을 수가 없을 만큼 너무 너무 바빠서 매번 일을 할 때마다 마스크만 썼지,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가 없는 나라로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밤 9시 이후부터는 포장만 가능했을 때, 와...오히려 더 바빴다. 일하는 크루들은 정해져 있는데 그때 나와 우리들은 신세계(?)를 영접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밤 9시가 되자마자 카운터로 우르르 몰려 들어오는 사람들. 거기에 배달은 원래 바빴는데 더 바빠졌지, 드라이브 스루는 밤 9시부터 무슨 런치를 겪는 것처럼 자동차들이 도로변까지 줄을 설 정도였다.
그 시간엔 카운터 2명, 그릴 2명, 진짜 많으면 여기서 1명 더 추가인데 5명이라고 해도 제때 뺄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내가 일하는 매장은 또 웃긴 게 세트 1개,2개만 시키는 게 아니라 한 사람당 무슨 세트를 기본 4,5개. 와...참으로 이상한 동네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 이 시간에도 변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당 매출이 거의 70,80씩 나오는데 문제는 밤 9시부터 밤 12시까지는 거의 논스톱으로 간다. 그럼 자정이 되면 뚝 끊기냐고? 노노. 마치 우리에게 쉬는 시간을 아주 잠깐 주는 것처럼 30분 정도는 그럭저럭 오다가 새벽 1시,2시에 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우르르 몰려온다. 카운터 포장, 드라이브 스루 포함. 알겠지만 대부분의 매장들은 밤 10에서 11시 정도가 되면 웬만한 크루들이 퇴근한다. 그리고 밤 11시 정도 부터는 카운터 1명, 그릴 1명이 새벽 1,2시까지 하게 되는데 문제는 항상 그런 것이 아니라 어쩔 땐 밤 11,12시부터 크루 1명에 그날 밤근무를 하는 매니저 1명이 전부다.
밤근무라고 하는 나이트 크루 2명 역시 매니저처럼 밤 10시 쯤 되면 출근을 해서 다음 날 아침 7,8시까지 근무를 하는데 일단 나이트 크루는 아예 배제해야 한다. 그 친구들은 하루의 마감을 위해 근무를 해야 하는 친구들이라서 한 명은 7시간 내내 설거지만 해야 하고 한 명은 7시간 내내 그릴을 싹 다 청소해야 하는 업무다. 취식 가능 시간이 밤 10시로 늘어나고 밤 11시로 늘어나니까 당연하다는 것처럼 손님들은 여기서 더 늘어났다. 일주일에 2,3번 출근하는데 벌써 몸살만 몇번이 났는지 모르겠다. 밤 11,12시. 새벽에 어떤 사람들이 집에 안 가고 햄버거를 먹으러 오겠냐고 생각하는 분들 진짜 많을 것이다. 그런데 진짜 많다. 아마 이틀만 일하면 우리나라가 처음부터 코로나 확진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난 걸 이해하게 될 것이다. 방역수칙 위반하고 오는 사람들도 진짜 많다는 게 사실이고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면서 자기들 차 안에 있다는 이유로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도 산더미처럼 많은 게 사실이다. 드라이브 스루 이용 역시 동반자 포함해서 마스크를 써야 주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제 차에서 제가 주문하는 건데 왜요?"
그럼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고객님 차에서 안 쓰시는 건 맞는 건데 지금 저하고 얼굴보고 대면하고 있잖아요?"
그럼 웃긴 게 그 자리에서 다 쓴다. 가끔 진짜 무식한 사람들은 그럼에도 이해를 못한다. 그때는 그냥 받냐고? 절대 노노. 주문을 받지 않는다. 내가 진짜 스타벅스가 한편으로는 부러운 게 거기는 진짜 철저하다. 아무리 돗대기 시장인 매장만 가도 직원들이 매의 눈으로 계속해서 지켜보는 건 물론이고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할 때도 동반자 포함해서 무조건 마스크 쓴 채로 이용해야 주문을 받아드리겠다 한다. 노마스크 진짜 많다. 그리고 어린 친구들, 소위 말해서 동네 양아들은 항상 밤 12시에서 새벽 1,2시 사이에 그렇게 몰려온다. 들어올 때부터 어찌나 소란스러운지 그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람은 끼리끼리 만난다. 한명이 개념이 없으면 나머지 애들도 다 개념이 없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크다. 코로나는 언제나 그랬듯 절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애들은 아예 처음부터 방역수칙을 안 지킨다. 4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했을 때. 5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했을 때 누가 봐도 일행인데 자기들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그래서 안 받았다. 내보냈다. 이미 우리가 눈으로 확인한 게 있어서. 그럼 조금 있다가 한 명만 들어와서 세트만 한 7,8개를 사서 나간다. 어디서 먹냐고? 주차장에서 먹는다.
주차장도 영업 구역이라서 원래 취식을 하면 안 되는 건 알고 있을 것이다. 하나 하나 제재를 할 수가 없는 게 단점인데 문제는 다음 날 아침이 되서 주차장을 보면 진짜 가관이다. 여기가 중국인지 인도인지 모를 정도로 주차장에서 먹고 그 자리에 그대로 버리고 도망간 쓰레기들이 산더미다. 진심으로 그 쓰레기들 치우는 시간만 기본 30,40분은 걸린다. 진짜 많을 때면 1시간. 아니 어떻게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갈 수가 있는거지? 매번 주차장이 아니라 쓰레기 소각장이 된다. 그나마 매장으로 다시 들어와서 쓰레기 버리고 가는 사람들은 진짜 양반이고 천사다. 원래 그게 당연한 건데. 집합금지 명령은 지금도 있지만 한 사람당 주문하는 음식들을 보면 이것도 가관이다. 세트 5개, 6개, 7개, 심지어 10개도 있고 12개도 있고 다양하다. 새벽에 애들끼리 차를 끌고 나와서 다섯명이 최대 탑승인데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6,7명이 타고 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마스크? 그나마 한명이라도 끼면 다행인데 안 낀다. 끼라고 해야 낀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 하아...내가 진짜 싫어하지 않으려고 매번 노력하고 다짐하는데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들 진짜 방역수칙 안 지킨다. 우리나라 사람들, 서양 사람들보다 동남아 사람들이 컴플레인도 진짜 잘 건다. 되도 않는 한국어를 하면서도 끝까지 건다. 마스크 좀 제발 쓰라고 해도 그때 뿐이고 다음에 만나면 또 안 쓰고 있다.
밤 늦게 일해보면 충분히 공감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안 없어지는 게 당연한 거라고. 진짜 거의 런치 수준이다. 이 일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이 손님이 지금 퇴근을 하거나 지금 출근을 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그냥 놀러 나온 사람인 걸 맞출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놀러 나온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먹을 곳이 없는데 왜 대체 그 늦은 시간, 새벽에 나와서 주차장에서 노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가끔 보면 주차장에서 햄버거를 먹는 건 기본이고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경악 그 자체. 주차장 가로등도 환하겠다, 얼마나 편할까? 배드민턴만 치면 다행이게? 새벽 1,2시에도 애기들을 데리고 나와서 주차장에서 자전거 연습을 시키는 몰상식한 부모들도 있고 언제였더라? 주차장이 좀 넓고 평평하니까 인라인 스케이트도 연습시키는 걸 목격한 적이 있다.
사람에게 취미가 있는 건 참 좋은 것이다. 자동차 동호회를 통해 이런 저런 수리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니 얼마나 좋은 것인가? 하지만 동호회 중에서 가장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동호회도 자동차 동호회다. 인원제한 무시하는 건 기본, 주차장에서 튜닝을 하고 있다. 필터도 갈고 타이어도 갈고 있다. 언젠가 한 번은 범퍼를 주차장에 버리고 가서 점장님이 주차장 카메라를 돌려 신고를 한 적이 있고 자동차 부품들을 그렇게 잘 버리고 간다. 어디에? 주차장에 그대로. 거짓말 같겠지만 충격 실화다. 자동차 동호회가 한 번 오면 주차장 감시는 무조건 한 번씩 해야 한다. 뭘 버리고 갈 지 모르니까. 어떻게 사람들이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걸까? 나는 맥도날드 알바를 10년 넘게 하면서 항상 느끼는 건데 중국 욕 할 거 하나도 없다. 더 할 수도. 인구 절벽, 인구 감소라고 하는데 그 얘기는 정말 우리나라 얘기가 맞는 건가 할 정도로 그 인구는 여기에 다 몰려 있는 것 같다. 하루에도 퇴사 욕구가 우주에 닿을 정도로 매주 신기록을 하고 있는데 하아... 애초에 24시간 영업 자체를 막아야 한다. 손님은 미친 듯이 몰려오지, 감당할 수 있는 크루는 2,3명이 전부지 그걸 어떻게 하냐고. 그러면서 위에서는..하아...진짜 할많하않이다.
그럼에도 좋은 손님들이 더 많아서 그나마 버티고 그나마 이 세상이 돌아가는 거라고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매너가 좋은 손님들의 일행은 하나같이 다 매너가 똑같이 좋다.
오늘 맥도날드 알바 후기는 여기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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