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BTS 세트가 뭐라고 나를 포한한 우리 매장의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에도 설마가 역시나였다. 매장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긴 한데 우리 매장 같은 경우에는 주말 장사가 꽤 잘 되는 곳이어서 평소보다 훨씬 더 바빴다. 크루(맥도날드 알바생)들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이 포스팅을 더 많이 볼 것이니까 쉽게 설명을 해볼까 한다. (맥도날드 용어 하나도 안 쓰고) 너겟은 대체로 두 개의 보관함을 사용하는데(주말) BTS 세트 때문에 무려 4개의 보관함을 쓰고 있다는 사실!!! (느낌표 세 개임) 한통에 너겟 한 봉지가 가득 들어가니까 너겟 네 봉지를 튀기는 꼴이다. 근데 너겟을 튀길 수 있는 칸이 하나인데 이게 바스켓(튀김기)에 너겟을 최대 튀길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 반 봉지를 튀기든, 한 봉지를 튀기든 BTS 세트가 한 번에 3,4개만 들어와도 순식간에 너겟이 30조각, 40조각이 나가는 것. 너겟이 잘 나가는 메뉴인 건 맞다. 그래도 대체로는 너겟을 20조각 안팎으로 튀겨 놓는데 지금은 한 번에 거의 80조각을 상시 튀기고 있고 보관을 하고 있으므로 얼마나 바쁜지 조금은 이해가 가실 것 같다.
안 그래도 힘들다. 내가 일하는 매장은 어째서인지 밤 10시부터 미친 듯이 주문이 들어온다. 아실 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밤 10시 부터는 시급의 1.5배를 줘야 하기 때문에 맥도날드가 직영이든, 가맹이든 크루들 줄이라고 쪼아댄다. 누가? 누구겠나? 위에서 쪼겠지. 세일(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나와도 크루(알바생)는 자꾸만 줄이라고 하니까 이 시간에 일 하는 크루들은 진짜 화가 우주 끝까지 치솟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운터 없다. 카운터는 드라이브스루를 맡고 있는 크루나 매니저가 맡는다. 그릴은 이 시간에 대부분 두 명이다. 드라이브스루 주문 받는 크루 한명, 챙겨주는 크루 한명(둘 중에 한 명은 카운터도 봐야 한다)인데 이것도 그나마 바쁜 매장이어야 가능한 것. 매니저는 당연히 한 명인데 매니저는 모든 걸 총괄하랴, 매장 전화 받으랴, 배달 챙기랴, 기사 챙기랴. 거의 일당백 수준으로 일한다. (밤 10시 이후까지 일하는 크루들 자체가 거의 일당백 수준으로 보면 된다) 안 바쁠 것 같냐고 묻겠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미친 듯이 바쁘다. 정말 희한한게 밤 10시만 되면 미친 듯이 들어온다. 카운터로 한꺼번에 들어오고, 드라이브스루도 이 시간만 되면 차량이 한꺼번에 10대 이상씩은 들어온다. 여기에 배달도 밤 10시만 되면 약속이라도 한듯이 미친듯이 들어온다. (이게 거의 새벽 3,4시까지 이어진다) 카운터, 드라이브스루, 배달까지 몰리니까 이거는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닌 수준인데 BTS 세트가 또 여기저기서 들어오니까 환장하겠다.
일 하는 사람은 최소한으로 정해져 있는데 주문량은 거의 런치 수준으로 들어오니까 말 다 한 거다. 시간당 100만원의 매출, 이거를 세 명, 네 명이서 뺀다고 생각해보자. 시간당 30만원, 40만원이 나와도 미친듯이 바쁜 것인데 100만원이면 이건 뭐...어디다 비교를 할 수가 없을 정도다. 코로나 19때문에 밤 10시 이후부터는 먹을 수 있는 곳, 포장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으니까 내 생각엔 그 시간이 되자마자 맥도날드로 몰리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2차, 3차를 가야 하는데 맥도날드로 와서 햄버거를 주문한 뒤에 주차장에서 먹거나, 아니면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면서 집으로 장소를 옮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닌가 싶다. 아, 근데 내가 맥도날드 알바만 10년 이상을 해봐서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후진국이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지만 이게 문제는 나쁜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는 것. 아니, 도대체 왜 쓰레기를 그렇게 주차장에 버리고 가는 거냐고. 보면 정말 가관이다. 얼마나 개념이 없으면 드라이브 스루로 차량을 이용할 때! 계산하고 제품을 받으러 가는 그 짧은 동선 중, 옆에 있는 화단에 쓰레기를 던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조수석 창문을 열고서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화단에 던져버린다. 어떤 무개념은(무개념이라서 손님이라고 하기도 싫음) 제품이 나오는 그 시간을 못참고 잠시 차에서 내려 화단에 노상방뇨를 하던 인간도 있었다. 그때 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뭐 하시는 거냐고 했더니 처웃었던 그 인간의 그 악마같은 표정과 모습은 마치 삼풍 백화점이 무너져 내렸을 때 명품 옷을 가지고 가며 웃던 아줌마와 흡사하다.
이 시국에 원래는 주차장에서도 취식을 하면 안 된다. 모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그 주차장도 엄연히 맥도날드의 영업구역이기 때문.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최소한의 크루들이 밖으로 나가서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는 건데 쓰레기를 왜!!! 도대체 왜 주차장에 무단 투기를 하고 가는 거냐고!!! 1층에 쓰레기통이 버젓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얼마 안 되는 몇걸음 걷기 싫어서 무단 투기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의외로 꽤 많다는 것이다. 언젠가 한 번은 쓰레기 무단 투기가 너무 심해서 점장님이 칼을 뽑은 적이 있었는데 주차장에 있는 CCTV를 확인한 후 쓰레기 무단투기로 신고했던 일. 결과가 어떻게 났는지는 모르겠으나 조만간 여쭤보고 후기를 남겨보도록 해야겠다(나도 궁금함) 지난 주였나? 어느 동네에서 누가 자꾸 똑같은 곳에 쓰레기 무단 투기를 하고 도망가는 사건이 있었는데 주변 CCTV를 확보해서 결국 투기범을 잡아 벌금 200만원인가? 300만원을 물렸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쓰레기는 제발 좀 쓰레기통에 했으면 좋겠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살면 아무렇지 않게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무단 투기를 하는 걸까?
하아...맥도날드 BTS 세트 얘기하다가 갑자기 화가 나서 잠시 다른 길로 빠졌...-_-ㅋㅋ 아! 여기서 말하는 무단 투기범들은 BTS 팬들이 아니니 절대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BTS 세트 때문에 퇴사 다짐 백 배라는 이야기로 돌아와서! 어쨌든 미치겠다 미치겠어. BTS 세트라고 해서 뭐 있는 것도 아닌데 인간적으로 너무 바쁘잖아...적당히 바빠야 하는데 이거는 뭐 주말마다 파김치가 되어서 돌아오니까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너무 힘들다. 나는 10년 이상을 해와서 그나마 버틸 수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새크루들은 몸살이다 몸살. 안 그래도 힘든데 BTS 세트 때문에 더 힘이 드니까 새크루들이 더 못 버틴다. 실제로 우리 매장은 워낙 바쁜 매장이라서 그런지 새크루들이 3개월을 채 못 버티고 퇴사한다. 이런 거 보면 또 짜증나는게 하나 있는데 근로계약서! 분명 1년 근로계약을 한다고 싸인까지 해놓은 건 물론 애초에 면접 볼 때도 그렇게 입이 닳도록 얘길 하는데 너무나도 당연하게 2개월, 3개월만 하고 그만 두는 알바생들이 많다는 것. 이런 거 보면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정말 힘들고 짜증난다. 여하튼! 맥도날드 BTS 세트로 내 몸은 갈 수록 녹아 내리고 파김치가 되다 못해 먼지가 될 지경이지만...올림픽, 월드컵 때도 이겨냈으니 이번에도 이겨내리라 믿어본다(?) 하아...이번 주말 근무 벌써부터 슬프네 -_-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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