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됐다. BTS 세트가 출시한지 말이다. 본사에서 애초에 각 매장마다 많은 수량의 BTS 티셔츠를 풀지 않을 거라고 예고했다. 그 결과 각 매장마다 20장 안팎으로 제공된 것 같다. 맥도날드 알바라고 해서 전부 입는 건 아니다. 그릴, 즉 주방만 하는 크루들에게는 BTS 티셔츠가 제공되지 않고 카운터 크루에게만 제공된다. 물론 1인 1개씩만. 점장, 매니저에게는 당연히 제공되지 않는다. 유니폼이 아예 따로 있으니까.
어쨌든 BTS 티셔츠를 받게 되면 각 크루들은 싸인을 해야 하고 행사가 끝나면 전부 반납해야 한다는 안내문을 정독한다. 그게 아니어도 점장이나 매니저들에게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을 것이다. 행사 끝나자마자 반납. 본사에서 회수한다는 말과 함께. 중고나라에 올리는 크루들이 있을까봐 회수한다는 썰이 돌기는 했다. 내가 생각해도 이게 맞기는 한 것 같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오늘, 아니 하루 지났으니 어제구나? BTS 세트 출시 이틀 만에 <번개장터>에 "맥도날드 BTS 세트 티셔츠 팝니다" 라는 글이 올라온 걸 확인했다.
중고나라에는 60만원에 올라왔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일단 중고나라에는 아직까진 없는 것 같고 <번개장터>에는 딱 한 명이 이렇게 팔고 있는 걸 확인했다. 보니까 방탄소년단 굿즈만 전문적으로 파는 장사꾼 같은데 도대체 이 티셔츠를 이틀 만에 어디서 구한 걸까? 그것도 입지도 않은 새상품을? 그것도 두 개씩이나??? 매장에서 알바하는 크루들도 1개만 주는데 어떻게 이 사람은 새걸로 두 개를 구했을까? 이게 가능해? 일주일에 5일 일하는 크루한테도 2개 줄까 말까인데?
보아라, 글을 써놓은 분위기를 보면 장사꾼인 걸 확신할 수 있다. 여기에 처음부터 영어로도 안내했다는 건 BTS 해외팬들까지 노렸다는 치밀함이다. 뭐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으니까. 나는 이것을 보면서 몇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탐정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위버스샵에서 파는 건 아니다. 이건 엄연히 맥도날드 크루들만 입을 수 있는 티셔츠이기 때문. 그리고 위버스샵에서 파는 맥도날드 X 방탄소년단 콜라보레이션 굿즈는 따로 있다. 어쨌든 여기서 말하는 이 티셔츠는 위버스샵하고는 상관없다는 것. 그럼 이 사람은 어떻게 구했을까? 그것도 새상품으로 두 개씩이나? 매니저라서? 점장이라서? 매니저든, 점장이든 불가능하다. 일단 보는 눈이 너무 많다. 입고 싶은 크루들도 많은데 다 주지 않는 점. 그리고 처음부터 매니저와 점장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는 공문이 내려왔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지난 해 미국이었나? 나이키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임원이 짤린 적이 있다. 아들이 리셀러였는데 이 자식이 한화로 무려 1억 4,600 만원어치에 해당하는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를 구매한 뒤에 되팔았기 때문이다. 그 녀석 엄마, 즉 임원이었던 여자는 아들에게 그 어떠한 정보도, 신발도 주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걸 누가 어떻게 믿겠는가? 한켤레도 아니고 1억 4,600만원어치를 구매해서 되팔았는데.
그래서 이게 무슨 상관이냐고? 음, 본사에 아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점. 그렇다면 가족일까?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점에서도 배제할 수 없고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그 사람 역시 옷 벗어야겠지. 본사에서 입이 닳도록 경고하고 또 경고했으니 현재 <번개장터>에 올라와 있는 맥도날드 BTS 티셔츠 판매자를 잡아내서 끝까지 추궁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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