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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날후기

맥도날드 초코콘 단종 이유 / 애플파이 / 필레오 피쉬버거 3종류 단종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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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단종 메뉴가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초코콘, 애플파이, 필레오피쉬버거. 이렇게 세 가지인데 맥도날드 알바를 거의 20년 해 온 내가 봤을 때에 느낀 점들을 한 번 남겨볼까 한다. 

 

 

 

이것도 관리하기 힘들었고 비위생적이었지

 

 

 

먼저 초코콘. 없어지는 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사계절 내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맥도날드 초코콘이 단종 된다고? 한파에도 인기가 하늘을 뚫고도 남는 맥도날드 초코콘은 왜 없어질까? 그게 맞나? 하겠지만 일단 인기가 엄청 많은 건 사실이다. 초코콘이 맥도날드에 언제 처음 생겼더라...생각보다 굉장히 오래 된 것 같은데 가장 처음 나왔을 때가 아마 500원? 바닐라콘이 3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하튼 초코콘은 진작에 없어졌어야 한 메뉴 중 하나라는 거다.

 

 

일단 초코콘은 인기가 엄청나게 많지만 돈이 가장 안 되는 메뉴 중 하나였고 관리가 가장 안 되는 메뉴 중 하나였다. 감자튀김과 아이스트림, 쉐이크, 심지어 커피같은 디저트와 음료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내가 생각해도 맥날이 갑이었다. 내가 처음 일하기 시작한 2002년에도 맥도날드는 싸구려 제품을 쓰지 않았으니까. 커피 원두도 라바짜를 사용했었을 만큼이나 가성비가 최고였고 아이스크림과 쉐이크 믹스 역시 어디 패스트푸드점과 다르게 싸구려 믹스, 싸구려 원유를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일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겨울마다 나왔던 핫초코도 물에 가루 타주는 게 아니라 진짜 미국에서 물 건너온 핫초코 전용 초콜렛 토핑을 사용해서 당시 천원~천 5백원 주고 사먹는 핫초코 치고는 웬만한 카페에서 파는 핫초코보다 훨씬 맛있었다. 인정. 믹스 자체가 싸구려가 아니고 맥날은 특히 기계 하나 하나가 엄청나게 비싸다. 여기에 아이스크림 만으로도 이 가격에 이 맛이 나올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맥플러리에 들어가는 오레오 역시 진짜 오레오를 사용한다. 그냥 쿠키 부숴놓은 싸구려가 아니라 진짜 오레오다. 초코선데이와 딸기선데이에 들어가는 토핑 또한 싸구려 따위하고는 비교 자체가 안 될 정도로 비싼 것들을 써왔는데 전국의 모든 맥도날드 매장들이 월마다 재고조사를 할 때 아이스크림 종류에서 모자라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말이 다른 곳으로 잠깐 빠졌는데 어쨌든 초코콘에 입히는 초코 토핑! 이것도 싸구려가 절대 아니다. 맥날 알바 잠깐이라도 해봤으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여기는 패스트푸드점이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나와야 하는 게 목적이다. 드라이브 스루가 생기면서 카운터가 할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게 최대의 불만이긴 하지만 진짜 바빠 죽겠는데 초코콘 2개, 3개, 5개, 심지어 내가 일하는 곳은 동네 분위기가 원래 그런건지 초코콘이나 그냥 콘도 절대 2,3개씩 주문을 안 한다. 카운터든, 드라이브 스루든 상관없이 기본이 5개에서 주말엔 한 팀이 시키는 갯수가 무려 7,8개는 물론이고 10개도 종종 들어온다. 

 

 

 

 

 

중간에 초코콘이 들어오면 엄청난 인력 낭비(?)인 셈이다. 빼야할 버거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초코콘 3,4개~7,8개를 혼자 빼고 있으니 햄버거가 빠질리가 없다. 아니 한겨울에 일을 해도 가끔은 내가 맥도날드에서 알바를 하는지 배스킨 라빈스에서 알바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착각할 때가 있다. 그 정도로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초코콘을 엄청나게 사먹는다. 

 

원자재 자체가 옛날부터 비쌌던 거라 초코콘으로 절대 이익을 낼 수 없고 가장 심한 건 관리가 정말 힘든 메뉴다. 통에 초코딥을 부어서 사용하는 건데 이게 일단 비위생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고 초코딥을 그냥 붓는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녹여야 한다. 딥이 굳은 채로 오기 때문에 초코딥 한팩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먼저 녹여내야 한다는 것. 녹는데만 최소 30분? 진짜 너무 바쁜 주말? 이럴 때 갑자기 초코딥이 바닥을 드러낸다고 생각해보자. 미리 꺼내놔서 녹여냈어야 하는 게 맞지만 정말 바쁜 매장은 크루 자체도 모자라서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 버거 하나 빼는 것도 힘든데 초코딥을 언제 챙겨.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초코콘은 믹스 자체가 초코가 아니라 초코딥에 하얀 바닐라콘을 거꾸로 해서 콕 담그는 건데 이게 초보 알바들이 하다 보면 간혹 초코딥에 퐁당 빠질 때가 있다. 그럼 그 초코딥에 빠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수저로 또 퍼야 되지, 그럼 당연히 버려야 되지, 다시 뽑아야 되지, 자칫하다 또 빠지면 또 버려야 되지, 이게 악순환이 되니까 초코콘은 특히 관리하기도 힘들 뿐더러 돈이 절대로 되지 않는 메뉴라는 거다. 팔면 팔수록 손해인 메뉴. 

 

 

 

 

 

아무리 금방 초코딥에 빠진 아이스크림을 뺐다고 해도 딥 자체가 굳는 거라서 나중에 보면 초코딥 통 안에 있는 딥이 굳어 있을 때가 있다. 여름이면 더 심하다. 안 그래도 많이 나가는 아이스크림 종류가 많은데 기계도 사람과 똑같아서 계속 뽑다 보면 아이스크림 기계(쉐이크 기계와 똑같음)에 락이 걸리거나 물처럼 나온다. 너무 많이 뽑으니까. 물처럼 나오기 직전의 아이스크림을 초코딥에 찍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이미 물처럼 나왔는데 얘가 딥에 안 빠지겠나?

 

 

 

 

 

그리고 초코콘의 초코딥은 금방 굳고 금방 녹는다. 몇 개를 뽑든 카운터에서 손님에게 드려야 하는데 대체 왜 아이스크림 손님들은 항상 카운터 앞에 없을까? 불러도 안 온다. 아니 빨리 이거 주고 버거 빼야 되는데 돈도 가장 안 되는 아이스크림콘, 맥플러리, 초코콘 몇개를 들고 서 있으니 이것도 인력 낭비, 시간 낭비겠지. 큰 소리로 해도 안 온다. 그러다가 오면 이미 초코콘은 녹고 있지, 왜 녹았냐고 물어보지. 관리하기 진짜 힘든 메뉴 최강자가 바로 초코콘이다. 진작에 없어졌어야 하는 메뉴라는 거.

 

 

진상은 자기가 진상인 줄 모른다

 

 

맥도날드 단종 메뉴 중 다음은 애플파이. 초코콘 만큼이나 관리 안 된다. 튀기는 시간만 6~7분에 식혀야 하는 시간이 무려 20분. 팔 수 있는 시간도 정해져 있는데 이게 문제는 마니아 메뉴라서 찾는 사람만 찾는다는 거다. 필레오 피쉬버거처럼. 한 번에 8개를 튀길 수 있는데 8개 튀겼다고 가정해보자. 아무리 매출이 높은 매장이어도 한 시간에 애플파이 5개 이상 나가는 매장 없다. 진짜 가끔 무슨 날인지 애플파이가 많이 나갈 때가 있기는 한데 전반적으로는 진짜 안 나가는 메뉴다. 잘 찾지 않는 마니아 메뉴이니까 2,3개만 튀겨 놓는다? 그러다가 그게 한 사람이 구매하거나 그런 일이 생기고 마침 다른 손님이 애플파이를 또 시키면 그 사람은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릴은 카운터 만큼이나 늘 바쁘다. 파이 튀기랴, 20분 식히랴, 아무리 나오자마자 드린다고 해도 할일이 지금 산더미인데 애플파이 들어오면 답이 없다. 

 

 

그렇다고 8개 풀로 튀겨 놓는다? 안 나간다. 다 버린다. 관리가 눈꼽 만큼도 안 되는 사이드 메뉴 중 하나. 그리고 필레오 피쉬버거. 피쉬 포션 역시 매출이 잘 나오는 매장에 가도 포션만 튀겨 놓는 갯수가 2개 이상이 안 되는데 이마저도 잘 안 나간다. 진짜 마니아 메뉴. 가뭄에 콩 나듯 나가는 필레오 피쉬 버거 하나가 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피쉬 포션을 한 개 튀겨야 하고, 얘만 번을 스팀 기계에 찌기 때문에 스팀 기계를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얘만 들어가는 타르타르 소스. (타르타르 소스 하나 때문에 소스건 하나를 희생해야 한다는 거다) 특히 소스류는 더더욱 관리가 안 되기 때문에 타르타르 소스 같은 경우엔 버리는 게 더 많을 거다. 피쉬 버거 하나가 나가기 위해서 드는 시간과 노력은 아마 스팀 기계 하루 종일 켜놔야 하는 전기세가 더 나갈 거다. 

 

 

 

 

2000년대 초반엔 피쉬 버거가 있었다가 중반 쯤에 단종 되었다가 1,2년 전에 다시 영구 메뉴로 생긴 건데 갑자기 단종? 관리도 안 되고 돈도 안 되는 것도 맞는데 내 생각엔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피쉬 포션 고래 회충 때문이 아닐까 짐작된다. 겸사겸사 단종 시킨 거지. 

* 맥도날드 단종 메뉴인 초코콘, 애플파이, 필레오 피쉬버거 판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다. 오더는 그 전부터 안 했을 것이기에 이미 단종된 매장도 많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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