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는 최소 30년은 된 것 같은 쌍문역 맛집이다. 이름하여 인성식당이라는 곳인데 내 나이 초딩 저학년 때도 이 자리 이곳에 있던 걸로 기억한다. 서울시 중에서 가장 못 산다고 소문난(?) 도봉구 쌍문역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백반집. 쌍리단길 조성한다고 몇 년 전부터 인스타 감성 쩌는 식당들, 카페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데 쌍문동 토박이 30년 이상 된 사람으로서 조금 웃긴 건 사실이다. 어쨌든 지난 주에 친구와 다녀온 우리동네 노포 식당. 인성식당에서 먹어본 제육볶음 되시겠다.
이곳은 백반집이다. 제육볶음부터 생선구이, 된장찌개, 김치찌개, 삼겹살 등등 (삼겹살 파는지 이제 알았음)을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우리동네 진짜 노포 맛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육볶음은 2인분 부터 주문이 가능하며 가격은 1인분 기준으로 만원이다. 일반 식당에서 먹는 제육볶음 1인분의 가격이 평균적으로 7천원에서 8천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비싼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게 사실인데 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선 제육볶음을 잘 보면 양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고 기존 양파와 당근만 들어가는 여느 식당의 제육볶음하고는 달리 오이부터 호박 등등의 다른 야채들이 굉장히 과감하게 들어가 있는 걸 볼 수 있다.
친구와 둘이 주문한 제육볶음 2인분. 양이 상당히 많은 걸 알 수 있고 오이부터 호박, 양파, 당근 등의 야채들이 꽤 많은 것도 알 수 있다. 쌍문역 맛집답게, 노포 맛집답게 식당 테이블도 옛날 그대로인건 물론이고, 그 옆에 살짝 보이는 수저통 한 번 보시라. 쩐다.
짜잔, 미친 비주얼 폭발하는 제육볶음 되시겠다. 내가 앞서 설명했듯 이곳의 제육볶음이 1인분 기준 만원이라는 점이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장점이라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많은 양, 아끼지 않은 야채들의 미친 모임을 말이다. 야채들 정모라도 하듯이 양파부터 당근, 호박, 오이, 파까지 아주 다양하다.
여기 인성식당을 처음 와 본 내 친구는 들어서자마 웃어댔다. 신기하다면서 말이다. 그 이유는 안으로 들어가니 천장(천장을 못찍어서 너무 아쉽다)도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수저통에 한 번 더 놀라고 빛바랜 영화 포스터에 한 번 더 놀란 내 친구. 그리고 꽤나 쩔었던 제육볶음의 비주얼을 보고 문화 충격 한 번 더. 어쩌면 쌍문동이라서 가능할 수도 있겠다.
훑어보는 영상
깨도 아낌없이 투하해주는 우리 동네 진짜 노포 식당. 이런 게 진짜 쌍문역 맛집 아니겠는가?
인스타 감성에 어울릴 만한 식당들과 카페들이 최근에 너무나도 많이 생긴 우리 동네. 어떤 곳엔 카페가 세 곳이나 연달아 붙어 있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니, 상도라는 게 있잖아. 건너편도 아니고 옆옆도 아니고 바로 옆에 카페를 오픈해? 세 번째로 오픈한 카페보다 두 번째. 그러니까 중간에 있는 카페가 더 나쁘다. 에휴...(갑자기 예민해짐) 어쨌든 나는 그런 곳들은 안 좋아한다. 내 입에 맞아야 좋아하고 감성에 취해서 가격만 높은 그런 껍데기 같은 곳들은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이곳은 내가 좋아하는 식당들 중 한 곳으로서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존재라고나 할까?
밑반찬은 여느 식당의 반찬들하고는 별 차이 없다. 묵, 단무지, 배추김치, 콩나물, 꽈리고추 볶음 등으로 이루어진 옛날 방식 그대로.
홀은 삼촌이 혼자서 보시는데 손과 발이 제법 빠르시면서 능숙하다. 점심시간에 갔음에도 여유로운 그 모습에 나는 또 한 수 배웠다. 여유로운데 손과 발은 빠른 모습. 역시 농익었다고 해야 할까? 제육볶음 2인분을 주문했으니 공기밥도 두 개 포함. 밥 양도 적당하다.
내 친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이 수저통을 보고서 미소가 지어졌다. 이런 수저통을 얼마 만에 보는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 아마 그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한 거겠지? 그러므로 여기 쌍문역 맛집 인성식당은 빠르게 변해가고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오래된 나무처럼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고 할까? 인성식당의 이 수저통은 단지 감성이 아니다. 진짜다.
항상 올 때마다 홀에 앉았는데 이번에는 삼촌께서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셨다. 너무 좋음. 방석도 짱이고 옷걸이는 더더욱 짱인데 저~기 방 벽 끝에 붙어 있는 영화 포스터 보이는가? 마치 오픈했을 때부터 저 벽에 그대로 걸려 있던 건 아닐지도 모르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빛이 바랜 저 영화 포스터 역시 감성이 아니다. 진짜다. 절대 연출이 아니라는 증거. 나중에 친구들과 이 방에 앉아 삼겹살을 구워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갈비탕부터 오징어볶음, 그리고 친구와 내가 먹은 제육볶음은 만원으로 동일한 가격이고 그밖에 된장찌개, 김치찌개, 육개장, 비빔밥, 콩국수, 순두부, 부대찌개, 생삼겹살, 생목살, 생선구이 정식 등의 메뉴가 있다. 여기서 먹어본 건 제육볶음, 된장찌개, 오징어볶음이다. 나중엔 생선구이도 먹어보고 싶은데 조만간 친구들과 저 방에 앉아 생삼겹살을 구워 먹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분위기에 취해 더 맛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적당하게 매콤하다고 할까? 제육볶음 양이 많은 편이어서 밥이 모자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나는 한공기 더 시켜서 친구와 반씩 나눠먹고 싶었는데...
저 매콤함의 냄새가 내 노트북 창을 뚫고 나올것만 같다. 사랑스러운 비주얼. 내가 정말 애정하는 우리동네 노포 식당들 중 한곳인 인성식당. 영원히 이 자리에 있어주면 좋겠다.
간판만 바뀐 쌍문역 맛집 인성식당의 외부 모습. 사실 간판은 바뀐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는데 딱 보니 도봉구에서 해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도 나머지 외부는 그대로다. 앞에 붙어 있는 저 옛날 폰트의 세로 간판을 보아라. 아...미쳤다. 너무 좋다. 그 자리 그대로를 지키고 있는 노포 식당들이 몇 없는데 이곳 인성식당은 아직 그자리에 그대로다. 확실한 건 나처럼 쌍문동 토박이인 손님들이 많거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많은 곳. 앞으로도 나의 지인과 친구들이 우리동네를 찾아온다면 자주 모시고, 데리고 가고 싶은 곳이다. 아니,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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