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청하 X 양조위 X 금성무
무려 27년 만에 스트린으로 다시 볼 수 있는 홍콩영화 <중경삼림>. 4K 리마스터링으로 다시 재개봉을 확정 짓고 2021년 3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해피투게더>와 <화양연화>, <아비정전> 등을 연출한 왕가위 감독의 1995년작인데 역시나 출연진이 화려하다. 그때 그 시절을 관통한 배우들로서 지금은 50~60을 바라보고 있을 배우 임청하를 비롯해 금성무, 양조위 등의 상당한 리즈 시절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필자 역시 벌써부터 기대와 행복이 교차한다. <동방불패>에서 필자의 마음을 찢어 놓았던 임청하의 리즈 시절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이것은 재미를 떠나서 무조건 입 닥치고 봐야 한다. 포스터 속 살짝 보이는 금성무의 미친 미모 또한 남정네인 나의 마음을 역시나 흔들어 버리기에 충분하다.
줄거리
1994년 홍콩,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 만우절의 이별 통보가 거짓말이길 바라며 어느 한 술집을 찾은 경찰 223.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술집에 들어온 금발 머리의 어느 마약 밀매상.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여자 친구가 남긴 이별 편지를 외면하고 있는 경찰 633.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손에 쥔 단골집 점원 페이. 이렇게 네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로맨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는 <중경삼림>의 카피 문구는 늘 언제나 필자의 마음을 휘젓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하고 누구나 사랑을 받아야 하는 건데 사랑이란 건 참 어렵기만 하다. 사랑 받기도 어렵고 사랑을 주기도 참 어렵다. 뜨거운 사랑을 해도 언젠가는 그 사랑이 식어버리기 마련이고 잔잔한 물결을 닮은 사랑도 언젠가는 멈춰버린다. 누구의 사랑은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누구의 사랑은 레몬처럼 상큼하며, 누구의 사랑은 카카오처럼 쓰기만 하다. 뭐 사랑이라는 건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쓰기만 하고 때로는 맵기도 하지만. 아주 어릴 적 비디오 가게에서 이 영화를 빌려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앞면엔 포스터, 뒷면엔 약간의 스틸컷과 줄거리가 적혀 있고 비닐로 덮인 비디오 곽은 그 만지는 재미도 참 쏠쏠했다. 장르를 편식하지 않지만 한때 필자는 홍콩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 2000년대 초반쯤? 장국영이 눈을 감았던 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필자는 그때부터 거의 모든 홍콩영화를 빌려 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정서하고도 닮아 있는 작품들이 꽤 있었고 무엇보다 아날로그를 좋아해서 그런지 예나 지금이나 홍콩영화를 보게 되면 나는 그 작품의 미장센에 더 집중한다. 이번에 개봉하는 <중경삼림>도 마찬가지이다. 스틸컷으로 살짝 보이는 옛 물건들과 공간들은 벌써부터 필자의 가슴을 뛰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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