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연애 (2019.10.02)
줄거리
전 여친에 상처를 받은 '재훈'(김래원)은 여느 때처럼 숙취로 아침을 시작한다. 모르는 번호의 누군가와 밤새 2시간이나 통화한 기록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상대는 바로 통성명한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은 직장 동료 '선영'(공효진)이었던 것. 남친과 뒤끝 있는 이별 중인 '선영'은 새로운 회사로 출근한 첫날, 할 말 못 할 말을 쏟아내는데 하필이면 그 이별의 현장에서 같은 직장의 '재훈'과 마주친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잘 알게 된 두 사람. 하지만 미묘한 긴장과 어색함도 잠시, 서로에게 마음이 쓰이기 시작하는데...
어쩌면 가장 현실적 연애
배우 김래원과 공효진의 케미스트리가 미칠 정도로 돋보였던 로맨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당시 시사회로 먼저 관람을 하기도 했던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김래원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된 영화였고 공효진은 역시 공효진이다라고 다시 한 번 상기 시켜준 작품이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는데 관람 내내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는 웃음 소리에 더더욱 큰 재미를 느낀 영화였다. 매일 술에 취해 있는 역할을 보여준 김래원은 이 영화로 오히려 흑역사가 아닌, 연기 스펙트럼을 더 넓히게 해준 굵직한 필모그래피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술냄새는 마치 스크린을 넘어 관객들의 코끝을 징하게 때릴 정도였는데 그 정도로 김래원이 분한 '재훈'이라는 캐릭터는 술독에 빠진 인간 그 자체였다. 그런데 정말로 술에 취해 있듯이 그의 열연이 상당히 압권인 영화다. 연기 연습을 얼마나 했을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의 활약이었던 것. 이 영화의 제목이 <가장 보통의 연애>인데 두 남녀의 감정이나 행동을 보면 어쩌면 이것이 우리들의 가장 보통의 연애이자 가장 현실적인 연애담을 담아낸 게 아닌가 싶다. '재훈'과 '선영'이 주인공이지만 두 사람의 주변에 있는 직장 동료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영화는 각자의 연애담이나 가치관, 나아가 직장 생활을 한 번이라도 해봤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직장내 괴롭힘 등에 대한 민낯도 가감없이 보여주며, 이것을 로맨스 코미디라는 장르에 잘 녹여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짚신도 짝이 있듯(?) 결국 '재훈'과 '선영'의 해피엔딩이 영화의 결말이지만 그 전까지의 과정이 웃플 정도이다. 또한 영화를 결말까지 다 보고난 후에 생각이 드는 건 인간이라는 동물의 위선적인 모습과 모순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까? 인간은 상대의 일이나 연애에 집착할 정도로 관심을 갖는다.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칼로 찌르는 것도 인간이라는 동물만이 할 수 있는 모순이다. 연애할 때 100원이라도 보태주지 않았으면서 험담을 하고 얼평을 늘어놓는다. 연애 뿐만 아니라 어떤 물건을 구입하려고 할 때는 더 심하다. 보태주지도 않았으면서, 보태주지도 않을 거면서 그 돈이면 다른 걸 산다느니, 그 돈을 주고 왜 그걸 구매하냐고 혼자 북치고 장구를 친다. 관심도 어느 정도의 관심이어야지, 거의 집착하는 수준인 경우가 많다. 이렇듯 <가장 보통의 연애>는 영화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연애담을 보여주고 들려주지만 한편으로는 사회를 꾸려가는 우리 인간들의 모순을 함께 보여주며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 결말 쯤이었나? 술집에서의 회식 장면은 거의 핵폭탄급인 명장면인데 이 장면이 압권이다. 웃기면서 슬프고 슬프면서 웃을 수 밖에 없는 하이라이트. 대체로 오랜만에 충분히 즐긴 로맨스 코미디 영화인 건 맞지만 한편으로 아쉬웠던 건 공효진의 캐릭터라고 할까? 김래원은 이 영화를 통해 다시 보게 된 케이스였지만 공효진은 매번 똑같은 캐릭터라고 느껴져 그녀의 작품 선택에 있어 조금은 갈증을 느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공효진이 연기를 못한 건 절대로 아니다. 공효진이 아니었으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잘 한 건 맞는데 그동안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서 보여준 그녀의 수많은 캐릭터와 오버랩이 된 건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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